when it's snowing

5511.egloos.com

포토로그 마이가든



금토일 일상

2012 01. 20 금요일
영어 수업 종강. 책이 끝날 때쯤 되니까 쪼금만 더 열심히 읽을 걸 하는 후회가 스친다. Fever pitch는 아스날에 인생 몰빵한 축구씹덕의 이야기였다. 닉혼비는 꽤 괜찮은 소설가라고 생각한다.

소설 수업 땐 불쑥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눈이 총총해 평소 눈여겨본 후배 하나가 군에 가서 의식을 잃고 죽을 뻔했던 기억에 대해 털어놓으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고자했던 이제까지의 다짐을 지워버리고, 어떻게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것인가, 얼마나 많은 이야길 갖고 죽을 것인가하는 목표를 세웠다는 이야기에 잠시 울컥. 종강뒷풀이 때 술먹으면서 많은 얘길 나누고 싶다. 

저녁때 남조선의 레닌과 신자유주의 및 세계화의 첨병 아웃백스테이크에 가서 10만원어치 부루주아적 만찬을 즐겼다. 형은 베네주엘라 카르카스 다녀온 이야길 해줬는데, 납치와 테러가 잔잔한 일상속에 깊숙히 뿌리내린 답이 안나오는 나라라고. 나도 스코틀랜드로 유학가고 싶다.

2012 01.21 토요일
서초동 도서관 가서 윤성희 작가의 작품집 몇권과 마루야마 겐지의 오토바이 소설을 들춰봤는데, 둘다 왠지 안읽혀서 자꾸 졸았다. 잡지 '페이퍼'만 댓권 집어다가 쩝쩝 읽었다. 명반 하나내고 요절하는 것보단 꾸준히 사랑받으며 다작하고 싶다는 검정치마의 다짐. 취미로 하는 자아실현. 실패와 포기에 대한 좋은 멘트 몇개를 주워담았다. 역시 난 소설보다 에세이, 잡지가 더 좋다. 

2012 01.22 일요일
숙명여대 앞 엔제리너스 더치 아메리카노 굿. 여자친구의 베프랑 더블데이트. 가로수킬 유노추보스시. 사귄지 70일이라 좋아 죽겠다던 두사람. 7년 사귀어 보아라. 그 설레임은 곧 의리가 될 것이다. 

도시화와 핵가족화로 파편화된 설날을 밤새 미드 '브레이킹 배드'를 보며 지워버렸다. 암에 걸린 화학교사가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이제까지의 삶을 찢어버리고, 필로폰을 제조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영화 '스카페이스'와 비슷한 공기가 맴도는 이 무서운 드라마는 폼나게 살기위해 조금 나빠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삐뚤어진 꼬마들에게 영혼의 죽비를 갈긴다.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점점 끔찍한 악당이 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무척 인상깊다. 무척 입체적으로 세공된 인물설정은 역시 X-file의 빈스 길리건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데, 특히 사랑하는 여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죄책감에 인생 패대기치는 핑크맨의 폭주는 압권. 그러고보면, 총기도 마약도 흔하지 않고, 암환자들이 욕심내볼만한 일확천금의 가능성이 로또말곤 마뜩찮은 우리나라는 그래도 괜찮은 나라라고 해야되는건가? 마지막 시즌인 시즌5가 곧 촬영을 시작한다는데, 주인공 월터가 악당이 되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엄청난 파멸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악인은 쫓아오는 이가 없어도 도망친다는 잠언의 경구처럼, 악당 그거 아무나 하는거 아니구나, 하게되는 미드. 정말 재밌게 봤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